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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9-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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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향과 쫄깃한 식감을 가진 표고버섯은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 감칠맛을 한층 더 북돋워 주는 감초 같은 식재료이다. 우리 몸에 좋은 영양분까지 두루 갖추고 있으니, 가히 ‘국민 식재료’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찬바람이 불기시작하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초가을, 자연이 키워 건강한 표고버섯으로 맛과 영양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
전북 전주시에서 표고아빠네 농장은 표고버섯 재배로만 22년이란 긴 세월을보낸 김영삼대표의 땀으로 일구어졌다. 입구에 도착하면 두 개씩 열을 지어 늘어선 참나무(상수리나무) 원목들이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어 기분좋은 나무향기가 가득하다.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방법은 크게 톱밥을 활용한 ‘배지 재배’와 참나무 원목을 활용한 ‘원목 재배’가 있다. 대량 생산과 관리가 편해서 대부분 배지 재배 방식으로 생산되고 사실 키우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맛과 영양에서 확연한 차이가 없기도 하다.
하지만 대량 생산과 관리가 쉬운 배지 재배를 놔두고 원목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원목으로 재배하다 보면 시간과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비용 역시 3~4배 정도 더 든다. 하지만 원목 재배 방식을 놓지 않는 이유는 향과 식감 때문이다. 1.2m 높이의 참나무에 10여 개의 구멍을 뚫고 버섯종균을 접종한 뒤 약 1년 6개월을 기다리는데, 버섯이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버섯 특유의 단단한 식감이 더 살아나고, 원목의 향이 버섯에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자연은 역시 오래 기다린 만큼 더 값진 가치를 주는 법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표고버섯이 자라나는 과정에 있다.
나무에 종균을 심어놓기만 한다고 바로 표고버섯이 나오는 건 아니다. 표고버섯이 자라나려면 나무에 일정한 충격을 줘야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표고버섯의 종족 번식 습성 때문이다.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 버섯도 번식에 위협을 느껴 급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한다. 두꺼운 나무껍질을 슬며시 뚫고 나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참 신기하고 자연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