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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7-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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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남부시장
전주는 예부터 물산이 풍부해서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땅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 전국에 장이 개설되는 초창기부터 많은 시장이 문을 열었다. 당시 전주성 4개의 성문마다 장이 개설되었는데, 그중 남문장과 서문장이 큰 시장이었다.
1907년에는 서문이 헐리고 일본인들이 그 일대를 장악해 공설시장을 세웠다. 이후 1923년 서문장이 남문장과 통합되었고, 1928년에는 공설시장이 남문장과 통합되면서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탄생했다. 한편 전주에는 지리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팔기 위해 형성된 약령시가 유명했는데, 일제 때 폐지되고 말았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남부시장은 2000년대 들어서 변화를 도모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시장 2층에 청년몰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과 연계해 야시장을 열며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과거 남부시장 인근에 섰던 노점들을 새마을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정비해 시장 특유의 활력을 찾고 있다.
전주의 음식 가운데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콩나물국밥일 것이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은 일제강점기 때 완산동에서 시작되었다. 인근에서 남문장을 찾아온 사람들은 점심으로 집에서 싸온 주먹밥을 먹어야 했는데, 마른 밥을 먹다가 목이 메기도 하고 한겨울에는 밥이 얼어서 먹기에 불편했다. 이런 이유로 뜨끈한 국물을 파는 장사꾼들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집에서 싸온 주먹밥을 국에 말아 먹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전주 콩나물국밥의 시초이다. 결국 콩나물국밥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당시 남문장을 찾는 서민들이 싸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인 셈이었다.
콩나물국밥이 서민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한정식과 백반은 관료나 사업가 등을 상대로 만들어진 음식이었다. 전주에 도청이 생기면서 행정적인 일을 보거나 사업을 하기 위해 전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고급 한정식을 내놓는 식당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서민들을 대상으로 반찬이 많은 백반을 한상 차려서 내놓는 식당도 많았다. 물론 재료의 대부분은 남문장에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