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숲' 역명 둘러싸고 지자체간 갈등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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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20-07-0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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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寶庫) '광릉숲'이 이번에는 역명을 둘러싸고 경기 남양주시와 포천시 등 지자체 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남양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인근에 들어 설 예정인 수도권 전철 4호선(진접선)의 역명은 지난 4월 25일, 남양주시 지명위원회에서 '진접광릉숲역'으로 역명(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양주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에서 역명(안)을 전달했고, 공식 역명을 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근 지자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같은 날 포천시 관계자는 "지난 540여 년간 자연림의 숲을 잘 보존해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70% 이상이 포천시에 위치하고 있는데, 광릉숲에서 자가용으로 10분, 버스로 30분 이상이 소요되는 남양주 금곡리에 들어설 역의 이름이 '광릉숲역'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남양주시 관계자는 "남양주시 시설공단에서 광릉숲이 포함된 포천시와 의정부시 등에 역명에 관해 문의해야 한다면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포천시와 의정부시 등에서 반대한다면 '광릉숲'이라는 역명(안)을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남양주시의 자력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무덤인 광릉 주변은 1468년 능림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왕의 숲’이다. 이 곳은 조선시대는 능림 지정 이후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됐고 일제강점기인 1913년부터 현재까지 줄곳 임업 시험림 역할을 해온데다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됐다.
지난 5월25일에는 국립수목원이 위치한 광릉숲을 관통해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와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를 연결하는 광릉수목원로의 3㎞ 구간이 개통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광릉숲 핵심지역(755㏊) 반경 5㎞이내에 의정부시는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1만4887㎡)을, 남양주시는 첨단가구복합산업단지(56만7000㎡) 건립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