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식당

올레길 16코스의 길목이자 애월읍 고내리의 옛 자갈길의 점빵자리였던 곳에 육지것이 인생 첫 가게를 열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좋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좋고 마음 놓고 깊은 숨을 쉴 수 있는 제주는 저에게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가슴에 품고 살다 어느 날 더이상 미세먼지의 눈치를 보며 숨을 쉬고, 빌딩사이로 좁게 보이는 하늘을 찡그리며 보는 삶이 싫어 그곳을 뒤로 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와서 꿈에 그리던 저만의 식당을 차리게되었습니다.

만지식당은 19.86 제곱미터의 작은 식당입니다. 그래서 테이블을 4개 밖에 둘 수 없었고 주방을 구성할 때는 테트리스로 쌓은 마일리지와 루미큐브로 단련한 두뇌력을 최대한 이용해야했습니다. 이렇게 좁은 가게에 과연 누가 찾아올까 스스로 걱정도 했지만 조용히 제주를 느끼며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그분들에게는 좋을 장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지식당은 주방후드, 외벽 스타코, 문 이렇게 전문 기술자가 해야 하는 것을 빼고는 모두 셀프로 시공했습니다. 다시 돌이켜 보면 이 가게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여름을 고스란히 뙤약볕 아래에서 돌가루와 톱밥을 먹으며 어떻게 일을 했나 까마득합니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하나씩 클리어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런 어려움들이 있을 때마다 방법을 찾고 시도하고를 반복하며 극복하다보니 어느새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은 아마도 제가 식당을 운영하면서 계속 반복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맛을 구현하기 위한 시행착오와 노력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제가 상상하던 그런 멋진 식당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만지식당은 죄송하게도 저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선불 계산과 셀프서빙을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다소 메뉴가 더디게 나올 수 도 있습니다. 미리 양해의 말씀드립니다.


돈카츠정식 13,000원
찬우동튀김세트 12,000원
BBQ 야키소바 15,000원
왕새우튀김우동 12,000원

매일 11:00 - 20:00 15~17시 브레이크타임
목요일 00:00 - 24:00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